정부 지원 소버린 AI 사업, 2023년 1개에서 2026년 중반 67개국 184개로 증가
핵심 요약
- 영국이 자국 AI 기업 육성에 자금을 추가 투입한다. 소버린 AI의 실질적 기준으로 기술 전부의 소유보다 공급업체 전환과 자국 법 집행, 현지 수요에 맞춘 기술 조정 능력이 제시된다.
영국(UK) 정부가 해외 기업의 인공지능(AI)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줄리기 위해 소버린 AI 펀드에 6000만 파운드를 추가 투입한다. 존 힐리 재무장관은 10월 28일 예산안에서 유망한 자국 AI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 자금을 발표했다.
이 펀드는 2026년 4월 정부가 5억 파운드 지원을 약속하며 출범했다. 과학혁신기술부(DSIT) 내에서 정부 지원 벤처캐피털 펀드처럼 운영되며, 자금 외에도 Isambard-AI 등 영국의 강력한 AI 슈퍼컴퓨터 이용 기회와 연구 지원, 정부와의 협업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의 분석은 소버린 AI의 성패를 자국 기술의 소유 규모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공급업체가 접근을 차단하더라도 필수 서비스를 유지하고 기술을 선택·조정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소버린 AI는 국가가 필요한 AI를 개발·활용할 역량과 통제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뜻한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분석이 보여주듯 AI에는 반도체, 데이터, 전력, 숙련 인력, 인터넷 연결과 사이버보안이 필요해 일부를 통제하면서 나머지는 해외에 의존할 수 있다. 논의에는 반도체·데이터센터·모델의 소유권, 적용 법률과 데이터 보관 장소를 정하는 관할권, 자체 개발·조정·운영 역량, 공급 중단에도 필수 서비스를 유지하는 회복력이라는 네 요소가 섞여 있다.
미국(US)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추적한 정부 지원 소버린 AI 사업은 2023년 1월 1개에서 2026년 중반 67개국 184개로 늘었다. 이는 관심의 확산을 보여주지만 사업의 성공 여부를 뜻하지는 않는다. CNAS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가는 AI 개발·운영에 필요한 기술과 기반시설 가운데 한두 영역에 집중한다. 컴퓨팅 인프라와 모델, 데이터를 모두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인도(India), 한국(South Korea), 영국, 대만(Taiwan) 등 소수다. 가나(Ghana)와 남아프리카공화국(South Africa)은 자국 AI 컴퓨팅 역량 확대에 초점을 맞춘 사업을 시작했다.
인도는 IndiaAI Mission을 통해 AI 개발·운영에 쓰이는 특수 프로세서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3만8000개를 배치해 개발자의 컴퓨팅 자원을 늘렸다. 다국어 AI 모델 BharatGen AI와 스타트업·연구자에게 익명화된 학습 데이터를 제공하는 국가 플랫폼 AIKosh도 추진하고 있다. 컴퓨팅 자원과 자국 모델, 학습용 데이터셋을 함께 확보하는 접근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국가는 어느 정도 해외 AI 기술에 의존한다. 처음부터 모델을 개발하기보다 해외 기반 모델을 조정해 쓰는 경우가 많으며, CNAS가 추적한 사업에서 확인된 해외 기반 모델의 약 5분의 3은 미국에서 나왔다. 조지타운대 안보·신흥기술센터(CSET) 연구진의 2026년 보고서는 무역 제한과 지정학적 긴장이 기술 접근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수 전문 공급업체가 생산하는 첨단 반도체가 이런 위험에 노출된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AI 주권을 해외 의존의 제거보다 의존 관계의 관리로 이해해야 한다고 봤다. 자국 기업 지원과 오픈소스 기술 채택은 선택지를 넓히는 수단이다. 공급처 다변화도 가능하다. CNAS는 이집트(Egypt), 싱가포르(Singapore), 태국(Thailand), 우간다(Uganda),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중국(China) 알리바바(Alibaba)의 Qwen 모델을 사용하는 사업을 확인했다. Qwen 모델 상당수는 오픈소스로, 실리콘밸리에서 개발된 모델의 대안이 된다.
스위스(Switzerland)의 대규모 언어모델 Apertus는 학습 데이터와 코드, 개발 과정을 공개하는 사례다. 티치노(Ticino)주에서는 상용 AI 공급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민감한 정부 문서를 처리하는 내부 번역 서비스에 이 모델을 쓴다. 가장 강력한 모델을 고르는 것보다 기술 사용 방식을 통제하는 데 무게를 둔 접근이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소버린 AI로 판매되는 상용 제품도 해외 공급업체에 의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모델 역시 반도체와 전력, 숙련 인력이 필요하다. 영국의 소버린 AI 전담 조직을 평가할 때도 필수 서비스 중단 없이 공급업체를 바꿀 수 있는지, 자국 법을 집행하고 현지 언어와 수요에 맞게 AI를 조정할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소버린 AI라는 명칭만으로 한 국가의 실제 통제력을 알 수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