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kehouse Chicago, 고객 반발에 AI 메뉴 철회하고 전문 디자이너 고용

핵심 요약

  • 시카고 식당가에서 AI로 만든 음식 사진이 늘면서 실제 메뉴와 다른 이미지에 소비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업주들은 시간과 비용 절감을 내세우지만 업계에서도 신뢰 훼손을 우려한다.

미국 시카고(Chicago) 식당과 카페의 메뉴판·홍보물에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음식 이미지가 늘면서 소비자 불신도 커지고 있다. 업주들은 부족한 시간과 디자인 역량을 보완하는 도구라고 설명하지만, 실제 음식과 동떨어진 사진 때문에 방문을 포기하거나 사용 철회를 요구하는 고객도 나오고 있다.

Chicago Tribune의 10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에 매장 3곳을 둔 Bakehouse Chicago는 10월 가을 메뉴를 홍보하려고 AI 이미지를 썼다가 온라인 반발 이후 이를 철회했다. 공동 소유주이자 제빵사인 Angelica Romero는 “늘 직접 디자인했지만 우리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사업주여서 디자인에 도움을 받으려고 AI를 써봤다. 빠르고 쉬웠으며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시간을 아껴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객 2명은 음식이 “훌륭하다”면서도 AI 사용을 이유로 구글 리뷰에 별 3개를 줬다. Romero는 “우리 제과점은 가족 경영, 수작업, 처음부터 직접 만드는 것을 중시한다. 메뉴가 그런 가치와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그래서 직접 다시 디자인하고 전문 디자이너를 고용해 계절 음료 메뉴뿐 아니라 전체 메뉴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매장은 손글씨 사과문에 “이제부터 AI를 전혀 쓰지 않겠다. 대신 이 종이와 이 마커를 쓰겠다”고 적었다.

품질이 의심스러운 AI 생성 콘텐츠를 뜻하는 ‘AI 슬롭(AI slop)’이 음식 홍보에도 번지고 있다. 이상한 무늬의 햄버거 빵, 구더기처럼 보이는 쌀알, 지나치게 대칭적으로 흘러내리는 치즈, 비현실적으로 동그란 새우 등이 사례다. Photoshop 같은 사진 보정 도구는 오래전부터 광고에 쓰였지만, ChatGPT 같은 도구는 글로 요청하면 실제로 촬영하지 않은 음식 이미지까지 만들어준다.

Palatine에 있는 Chicago Culinary Kitchen의 운영 책임자 Jay Goldberg는 “자기만의 그래픽이나 전단을 만들 시간이나 창의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괜찮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음식으로 나를 유인한 뒤 다른 것을 내놓는 순간, 나는 그 업체를 신뢰하지 않으며 그 음식을 먹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이미지는 진짜 음식이 아니며 앞으로도 결코 진짜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Goldberg는 메뉴 이미지가 실제 제공하는 음식을 정확하게 보여주지 못하면 윤리적 선을 넘는다고 본다. Tribune은 식당의 AI 음식 이미지 사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미국 주법이나 연방법은 없으며, 소비자보호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도 논쟁 중이라고 전했다.

Goldberg는 2만 명이 넘는 Instagram 팔로어에게 보기 좋지 않더라도 실제 음식 사진을 꾸준히 올린다. 대표 메뉴인 풀드포크 샌드위치 사진에는 브리오슈 빵 위로 바비큐 소스가 지저분하게 흘러내리고, 바삭한 양파와 코울슬로가 빵 밖으로 삐져나온다. 그는 “사람들이 진짜를 볼 수 있도록 매일 우리 음식 사진을 올리는 일을 고집해왔다”고 말했다.

반면 개업을 앞둔 Pixa Taverna Sociale의 AI 포스터를 둘러싼 논란에서 업주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Logan Square에 있는 이 식당의 외벽 창문에는 짙은 녹색 고명이 덩어리져 있고 피자 반죽 특유의 불규칙한 모양이 사라진 피자 이미지 등이 붙었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업계와 창작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비판했고, 일부는 음식도 비슷하게 무성의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

운영사 One of a Kind Hospitality의 소유주 Esam Hani는 창작자를 겨냥한 행동이 아니라 창문을 가리기 위한 용도였다고 Tribune에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창작 예술가와 디자이너를 해치거나 무시하려던 것이 결코 아니다. 지금도 식당 안에서 지역 예술가, 그래픽 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일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줄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하나의 도구”라고 말했다.

AI 이미지를 쓰는 듯한 가게 가운데는 지역의 소규모 자영업체가 많아 소비자들의 감정도 복잡하다. Hermosa에 살며 Belmont Cragin의 Northwest Middle School에서 통학 안전지도원으로 일하는 Leonard Pierce는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일한다. 할 일이 산더미여서 꼭 게으름 때문에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새 장난감에 매료된 쪽에 더 가까운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Pierce는 “진짜 음식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면 먹고 싶지 않다”며 “솔직히 사진 없이 글로만 메뉴를 적어놓은 곳에서 먹는 편이 낫다”고 했다. 최근 East Albany Park의 태국 음식점 앞을 지날 때도 너무 균일하게 말려 핫도그처럼 보이는 타키토 이미지 때문에 들어가지 않았다.

현장 반응에는 세대 차이도 드러났다. 도심 Loop의 Adams Street에 있는 샌드위치점 겸 편의점 Chi-Town Food and Deli는 전면 창문을 AI 샌드위치 이미지로 채웠다. 이곳에서 자주 샌드위치를 사 먹는다는 한 노년 남성은 사진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으며, 실제 사진이 아니라는 사실도 몰랐다고 했다.

반면 Kendall College에서 제빵·제과를 공부하는 Hailey Club은 곧바로 AI 이미지임을 알아봤다. 그는 “학교에 오는 길에 이런 AI 포스터가 붙은 곳을 서너 군데 지나쳤다. 그냥 짜증 난다”며 “AI를 쓰는 곳은 대부분 그냥 지나간다. 실제 사진을 찍을 만큼 음식이 보기 좋지 않다면, 내가 왜 여기서 먹겠느냐”고 말했다.

Wicker Park에서도 비슷한 대화가 오갔다. 세인트루이스(St. Louis)에서 시카고를 방문한 수의사 Mei Nathan은 AI로 만든 부리토 간판 근처에서 “최근 국제 축제에 갔는데 표지판이 전부 AI인 것처럼 느껴졌다. 실제 음식처럼 보이지 않는 게 분명하다”며 “‘우리 음식은 이렇게 생겼다’고 보여주는 어설픈 2005년 PowerPoint 예시가 차라리 더 좋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연상의 친구 Sue Smith는 ‘AI 슬롭’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고 최근에야 ChatGPT를 내려받았다고 했다. Nathan이 보여준 메뉴 이미지 가운데는 고기가 외계 생물의 유충처럼 보이는 필리 치즈스테이크도 있었다. Smith는 “그 사진들은 그냥 이상하게 보인다. 가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이상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구불구불한 것들이 기괴하다”고 말했다.

Northwestern University의 컴퓨터과학 교수 V.S. Subrahmanian은 음식 이미지의 부자연스러움을 식재료의 복잡한 질감과 연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딥페이크 생성 모델은 상대적으로 덜 복잡한 사람 이미지에 초점을 맞춰 발전해왔다. 음식은 피부나 수염의 차이보다 훨씬 다양한 질감과 형태를 재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퀴노아와 아보카도가 들어간 샐러드를 예로 들었다. AI가 그 사진을 만들려면 퀴노아의 폭신한 질감, 잎채소의 곡선, 잘 익은 아보카도의 부드러움, 속은 묽고 겉은 단단한 토마토의 단면을 동시에 표현해야 한다. 결과는 실제보다 과장되고 비현실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Subrahmanian은 “동시에 일어나는 일이 많다. AI가 시각적으로 이를 정확하게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전문 음식 사진가들이 오랜 세월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음식 사진에 끌리거나 자극받도록 길들여왔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이 AI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은 몇 안 되는 영역이라는 점 때문에 AI의 진입이 더 당혹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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