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영업잉여 비중 51.9%로 최고…노동 몫과 격차 10.8%포인트

핵심 요약

  • 한겨레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피용자보수는 7.9% 늘었지만 영업잉여는 38.7% 급증했다. 반도체 호황의 성과를 고용과 노동소득으로 잇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따른 반도체 초호황 속에서 올해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피용자보수 비중이 41.1%로 떨어졌다. 기업 이익이 임금보다 빠르게 늘면서 노동 몫은 분기별 비교가 가능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겨레가 11월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계절조정 국민계정을 분석한 결과, 피용자보수 비중은 1년 전 47.9%보다 6.8%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기업과 자영업자의 자본 투자 소득인 총영업잉여 비중은 43.9%에서 51.9%로 올라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두 몫의 격차는 10.8%포인트로, 3%포인트를 넘지 않았던 2016~2018년 반도체 호황 때보다 커졌다.

노동 몫 하락은 임금 감소 때문이 아니다. 상반기 피용자보수는 전년 동기보다 7.9% 늘었지만 영업잉여는 38.7% 급증했다. 고용 수요가 크지 않은 반도체 업종에서 메모리 수출 단가가 급등해 이익 대부분이 영업잉여로 돌아갔다. 피용자보수 비중은 2010년 1분기 43.2%에서 2023년 48%대까지 올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4분기 46.8%에서 올해 2분기까지 반년 만에 5.7%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수치는 임금과 사용자 부담 사회보험료 등을 합한 피용자보수를 분기별 GDP로 나눈 값이다. 한국은행이 연말에 연간 단위로 발표하는 노동소득 분배율은 자본재 감가상각 등을 제외한 국민소득(NI)을 기준으로 삼는다. 한겨레는 호황의 성과가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정도를 신속하게 살피기 위해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선행연구 방법론을 따랐다.

분배 격차는 반도체 기업과 협력사 사이에서도 드러났다. 장지연 선임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메모리 기업 원청 직원의 1인 평균 급여는 1억4000만원인 반면, 상장 협력사 15곳은 2900만~5100만원에 그쳤다. 한국은행도 최근 ‘향후 민간소비의 회복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성과급과 배당은 주로 고소득층의 소비 여력을 높이고, 중·저소득층의 구매력 개선은 정부의 가계 이전지출 확대와 환율 하락에 달려 있다고 봤다.

3분기에도 노동 몫이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제품 가격 상승은 기업 이익에 곧바로 반영되지만 임금은 연 1회 협상과 이듬해 성과급 지급을 거쳐 뒤늦게 오른다. 반도체 대기업 성과급이 지급되는 내년 1분기에 노동 몫이 반등할 수 있으나,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반등하더라도 대기업 원청의 성과급 인상에 그쳐 수혜 계층이 제한될 수 있다.

올해 한국 경제가 연 3.6% 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유력해진 가운데 성장의 성과를 고용과 노동소득으로 연결할 투자 요구가 나온다. 장지연 선임연구위원은 “인공지능으로 인한 신규 채용 감소, 고용 불안정에 대응하려면 사람에 대한 투자가 다음 성장의 기반이 돼야 한다”며 반도체 특수에 따른 세수로 조성하는 미래대응기금을 인재 양성에 적극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신규 채용 청년에게 경력을 쌓을 기회를 주고 중장년에게 경험과 기술을 전수하는 역할을 맡기자는 것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 교수는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이익이 해당 업종에만 갇혀 낙수효과가 일어나지 않는데, 현재의 시장 메커니즘으로는 이를 풀어나갈 수 없다”며 “초호황으로 확보한 재정을 실업급여, 인공지능 전환 직업훈련, 정부 직접 일자리 등 일자리 관련 복지와 일자리 창출에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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