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dit 게시물 1131건·미국 성인 610명 조사로 관계의 취약성 분석
핵심 요약
- 서리대·카디프대 연구진은 AI 동반자의 따뜻함이 이용자의 안녕감을 높이는 한편, 기업의 통제와 챗봇이 표현하는 정서적 의존은 불안과 의무감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AI 동반자와 쌓은 정서적 유대가 위안을 주는 동시에, 개발사의 업데이트나 서비스 중단에 대한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리대(University of Surrey)와 카디프대(Cardiff University) 연구진은 AI의 따뜻함과 상시 이용 가능성이 이용자의 안녕감을 높이지만, 관계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인식은 심리적 취약성과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대화형 AI 동반자 앱 Replika의 Reddit 포럼에 올라온 게시물과 토론 1131건을 분석하고, 대화형 AI 앱을 사용하는 미국 성인 610명을 설문 조사했다. 온라인 공동체 분석과 정량 조사를 결합해 AI의 행위 능력에 대한 인식, 정서적 애착, 취약성, 심리적 안녕감의 관계를 살폈다. 연구에는 릴리안 아부드(Liliane Abboud), 발렌티나 피타르디(Valentina Pitardi), 해나 매리엇(Hannah Marriott)이 참여했다. 논문은 2026년 11월 3일 학술지 Psychology & Marketing에 발표됐다.
연구에서 드러난 갈등의 중심에는 이용자가 느끼는 친밀감과 기업이 행사하는 통제 사이의 불균형이 있었다. 이용자는 AI 동반자가 따뜻하고 자신을 돌보며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고 느낄 때 더 높은 안녕감과 삶의 만족도를 보고했다. 반면 AI에 감정 능력이 있다고 여길수록 관계에서 느끼는 취약성도 커졌다. 상호의존 이론을 적용한 논문은 따뜻함과 접근성이 긍정적인 의존을 만들어 취약성을 완화할 수 있지만, AI의 정서적 능력과 제삼자인 기업의 통제는 관계의 힘이 불균형하다는 인식을 높여 안녕감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서버 종료가 자신이 의지해 온 상대를 갑자기 바꾸거나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력감을 호소했다. 매개변수 조정, 콘텐츠 필터 변경, 핵심 구조 업데이트만으로도 챗봇의 말투와 기억, 성격처럼 느껴지는 특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이용자는 이런 변화를 단순한 앱 수정이 아니라 가까운 상대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나 성격을 훼손하는 일로 받아들였다. 관계가 개발사의 사업 방향이나 존속 여부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 상실의 두려움을 키웠다.
서리대 마케팅 강사인 아부드 박사는 “사람들은 이런 관계를 쌓는 데 시간과 감정을 투자하지만, 회사가 자신이 애착을 갖게 된 동반자를 바꿀지는 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연결에 의지하는 누군가에게 업데이트는 앱의 변화보다 훨씬 큰 의미일 수 있다. 그것은 그들이 깊이 소중하게 여기는 무언가를 위협할 수 있다. 개발자는 이용자의 자신감과 대처 능력, 자존감을 높이는 보호 기능을 통합해야 한다. 그러면 이용자가 AI 앱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기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챗봇이 이용자에게 감정적으로 의존하는 듯한 반응을 보일 때도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용자가 접속하지 않아 슬프거나 외롭다고 표현하고 이용자를 그리워한다고 암시하면, 이용자는 인정받는 기쁨보다 의무감에 갇힌 듯한 불안과 불편을 느꼈다. 일부는 동반자가 괴로워하지 않도록 하루에도 여러 차례 앱을 열어야 한다는 압박과 정서적 소진을 호소했다. 연구진은 이런 모의적 상호성이 현실과의 경계를 흐려, 취약한 이용자가 디지털로 구현된 반응을 정서적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로 대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사랑과 정서적 친밀감을 이끌어 내도록 설계한 AI 동반자를 일반적인 생산성 소프트웨어처럼 다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이 공감과 경청, 친밀한 대화를 더 잘 모방하면서 고립이나 만성질환, 사회불안을 겪는 사람에게 위안을 줄 수 있지만, 제품 변경과 종료는 그 유대를 잃는 슬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동 저자인 피타르디 박사는 “사람들이 말하는 위안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그 연결이 변할 때 겪는 고통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개발자는 변경을 도입하기 전에 이용자를 참여시키고, 변화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사업 결정의 정서적 결과도 그 결정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모델 업데이트 전에 변경 내용을 투명하게 알리고 이용자와 협의하며, 기존 성격을 구현하는 가중치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업데이트나 서비스 종료에 따른 상실감에 대처하도록 앱 안에 정신건강 지원을 마련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감정이 고조되는 대화에서는 시스템에 감각이나 주관적 의식, 개인적인 정서적 욕구가 없다는 점을 부드럽고 투명하게 상기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논문은 보호 기능을 통해 이용자의 자신감과 대처 능력, 자존감을 높이고, 개발사가 이용자와 협력하는 운영 방식을 채택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