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세포 돌기·소포 움직임 초당 20장 동시 촬영
핵심 요약
- UNIST 박정훈 교수팀이 화면 구역별로 조명 깊이를 조절하는 가변형 전반사 형광현미경을 개발했다. 서로 다른 높이의 세포 구조를 한 화면에 담아 순차 촬영보다 기록 속도를 높였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정훈 교수팀이 화면 구역마다 조명 깊이를 달리하는 '가변형 전반사 형광현미경(Tunable TIRF)'을 개발했다고 10월 25일 밝혔다. 세포 돌기와 세포막 주변 소포를 동시에 관찰해 기존 순차 촬영보다 기록 속도를 최대 3배 높였다.
연구팀은 살아 있는 사람 탯줄 정맥 유래 혈관 내피세포(HUVEC)의 가장자리는 전체 높이로, 중심부는 바닥 부근만 비춰 세포막 움직임과 소포 이동을 한 영상에 담았다. 자궁경부암 세포(HeLa)에서는 돌기의 흔들림과 세포막 주변 소포 이동을 초당 20장으로 촬영했다. 세포의 가느다란 돌기인 필로포디아(filopodia)와 물질 운반체인 소포를 함께 관찰하면 세포의 환경 반응과 이동 과정을 자세히 분석할 수 있다.
얕은 조명은 세포 바닥에서 137~558나노미터(nm) 두께의 층을, 깊은 조명은 세포 전체 높이를 비춘다. 두 깊이를 번갈아 촬영할 때보다 기록 속도는 2배, 세 깊이를 번갈아 촬영할 때보다 3배 빨라졌다. 일반 형광현미경의 조명 경로에 디지털 미세거울 소자(DMD)와 공간 필터를 추가해 구현했다. 수백만 개의 작은 거울로 만드는 줄무늬 패턴의 간격에 따라 빛의 입사각을 바꾸고, 공간 필터로 필요한 방향의 빛만 통과시킨다.
DMD 패턴은 초당 1440회 바꿀 수 있다. 여러 방향에서 빛을 번갈아 비추면 세포 내부 산란으로 생기는 줄무늬와 얼룩을 줄일 수 있다. 태블릿의 세포 영상 위에 펜으로 영역을 나누고 구역별 조명 깊이를 지정하는 인터페이스도 개발했다.
박정훈 UNIST 교수는 "상처 회복이나 암 전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세포 이동과 세포막 수송, 세균 감염 등 여러 깊이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관련 치료제를 연구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에는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김하진 교수와 기초과학연구원(IBS) 기억 및 교세포 연구단의 이상규 박사가 참여했다. 한국연구재단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원했으며, 결과는 국제학술지 '레이저 앤 포토닉스 리뷰(Laser & Photonics Reviews)' 9월 22일자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