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개정 외국환거래법 시행 앞두고 11월 보고 체계 확정
핵심 요약
- 한국은행의 가상자산 보고 체계 초안이 해외 이전 이력이 있는 이용자의 국내 잔액과 휴면 계정까지 수집 대상으로 삼아 논란을 빚었다. 업계는 고객 정보 제공의 법적 근거와 책임을 우려했다.
한국은행이 가상자산 해외 이전 이력이 있는 이용자의 국내 보유 잔액까지 보고받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개인정보 과잉 수집 논란이 불거졌다. 한은은 업계와 협의해 잔액 보고를 폐기하는 방안까지 살펴보며 보고 범위 완화를 논의하고 있다.
10월 2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한은이 10월 초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에 전달한 보고 업무 편람 초안은 2024년 7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가상자산 이전 거래가 한 차례라도 있는 이용자의 월별 잔액을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휴면 계정과 상장폐지 가상자산, 스테이킹(예치) 자산도 포함돼 해외 이전과 직접 관련이 없는 국내 자산까지 수집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초안에 따르면 거래소는 당일 완료된 국경 간 가상자산 유출·유입 내역을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 한은에 보고해야 한다. 송·수취인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도 보고 대상이다. 한은에 보고된 정보는 국세청·관세청·금융감독원·금융정보분석원(FIU) 등과 공유돼 불법 외환거래 조사 등에 활용된다.
한은 관계자는 “초기에는 재경부와 금감원·FIU·관세청 등 관계 기관 간 정보 공유라는 입법 취지를 고려해 검토했었다”며 “다만 가상자산 사업자들과 논의를 통해 잔액 보고를 폐기하는 방안까지 살펴보는 등 보고 범위를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새 보고 체계는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외국환거래법 개정에 따른 것으로, 가상자산을 악용한 불법 외환거래와 자금세탁 등을 막기 위해 마련된다. 12월 3일 개정법 시행을 앞두고, 가상자산 이전 업무를 하려는 사업자는 12월부터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사전 등록하고 국가 간 이전 내역을 한은 외환 전산망에 보고해야 한다.
업계는 정보 제공의 법적 근거와 책임을 우려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 거래 이전 이력이 있는 이용자의 개인정보까지 제출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국가기관의 요청이라도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고객 정보를 넘기기는 어렵고, 그에 따른 책임은 거래소가 져야 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규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개인정보 수집은 법령에 명확하게 규정이 있어야 한다”며 “원칙적으로 법률 자체에 근거를 두는 게 적합하고, 불가피하게 시행령으로 정하더라도 수집 범위를 최소한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오는 12월부터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 거래 관련 정보를 보고받을 의무가 생기는 만큼 시행에 앞서 사업자들이 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11월 중 최종 보고 체계를 확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