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계획 담당 AI 에이전트, 한 차례 침투에 입력 토큰 약 14억 개 소비

핵심 요약

  •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중국 연계 해킹 조직이 아르텍스와 딥시크를 활용해 정부·첨단산업·금융기관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AI가 침투 작업을 자동화하는 동안 인간 공격자는 주요 판단을 지시했다.

중국 연계 해킹 조직 베이퍼 판다(VAPOR PANDA)가 AI 기반 침투 테스트 도구 아르텍스(ARTEX)를 악용해 11일 동안 최소 14개국 200개 이상의 조직을 겨냥했다고 미국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밝혔다. 국내 금융기관 공격에도 사용된 아르텍스가 정부 기관과 첨단산업 기업을 노린 국제 사이버 첩보 활동에 동원됐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10월 29일(현지시각) 위협 헌팅 조직 오버워치(OverWatch)의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10월 17일부터 11일간 단일 아르텍스 통제 서버에서 취약점 악용 활동이 포착됐다. 공격 범위는 중남미·유럽·아시아·중동의 정부와 외교·안보 조직, 미국의 첨단산업 기업 등에 걸쳤다.

베이퍼 판다는 중국에서 개발된 대규모 언어모델(LLM) 딥시크를 주로 사용하고,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구독형 상용 AI 모델을 보조적으로 활용했다. 아르텍스는 주 에이전트가 계획 수립과 작업 수행을 맡는 하위 에이전트들을 조율한다. 에이전트들은 공유 정보와 목표를 바탕으로 초기 침투, 시스템 조사, 내부 네트워크 이동을 수행했으며 한 경로가 막히면 다른 공격 방법을 병렬로 시도했다. 딥시크의 구체적인 모델 버전과 보조 AI 서비스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간 공격자는 주요 판단 지점에서 방향을 지시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확보한 중국어 작업 기록에는 웹셸 작성, 도메인 관리자 비밀번호 추출, 보안 프로그램 설치 여부 확인을 요구하는 지시가 남아 있었다. 공격자는 보안 감시가 작동하지 않는 컴퓨터를 골라 후속 공격을 집중하도록 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 따르면 한 차례 침투에서 공격 계획을 담당한 AI 에이전트들이 소비한 입력 토큰은 약 14억 개에 달했다.

피해와 공격 대상은 지역별로 달랐다. 중남미에서는 2개국 외교부에 광범위한 침투가 이뤄졌고, 제3국 외교부도 공격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분석했다. 중동에서는 한 국가의 내무부가 침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에서는 한 국가의 외교부·대통령실·총리실과 국방·법무·재무·정보기관 등이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에서는 제약·반도체·방위·원자력·금융 분야 조직 19곳을 겨냥한 공격이 진행됐다. 미국·벨기에·필리핀의 통신 사업자들도 침해당했다. 중동의 한 내무부와 중남미의 한 외교부에서는 감염 시스템에 재접근하거나 원격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백도어 블러드알케미(BLOODALCHEMY)가 설치됐다.

공격자는 정상 프로그램을 악용해 악성코드를 실행하기도 했다. 게임훅(GameHook) 실행 파일 이름을 윈도 운영체제의 정상 프로세스인 ‘svchost.exe’로 바꾼 뒤 악성 DLL 파일을 불러오게 했다. 정상 파일로 위장해 보안 시스템의 탐지를 피하려는 수법이었다.

아르텍스는 중국에서 개발된 오픈소스 기반 침투 테스트 도구로, 자체적으로 악성코드는 아니다. 합법적인 보안 점검에도 쓸 수 있지만 공격자가 AI 모델과 결합해 악용하면 취약점 탐색과 침투, 내부 시스템 정찰을 자동화할 수 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10월 7일 별도 보고서에서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국내 금융기관을 겨냥한 공격에도 아르텍스와 LLM이 활용됐으며,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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