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상위 7개 종목 합계 약 8조원…바이오·화장품·방산에 분산

핵심 요약

  • 외국인이 올해 코스피에서 210조원 넘게 순매도한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도가 집중됐다. 하나증권은 외국인 순매수 복귀까지 최소 3개월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코스피에서 210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체 순매도의 약 87%를 차지한 반면, 실적과 성장성이 부각된 바이오·화장품·방산주에는 매수세가 유입됐다.

11월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순매도 1위는 SK하이닉스(94조4420억원), 2위는 삼성전자(89조370억원)로 합계 183조원을 넘었다. 현대차 11조3780억원, SK스퀘어 7조8590억원, 삼성전자 우선주 5조7670억원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은 10월에만 18조6000억원 넘게 순매도했고, 11월 들어서도 3거래일 동안 4조3490억원을 순매도했다.

순매수 1위는 셀트리온(1조6700억원)이었다. 신제품 판매 증가로 3분기 매출 1조5755억원, 영업이익 5253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고, 미국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이오시밀러가 관세 대상에서 빠진 점도 매수를 끌어들였다. 미국·유럽의 K뷰티 수요 증가에 힘입은 에이피알(1조2360억원), K2 전차 수출로 실적이 늘어난 현대로템(1조1740억원), 지주사 SK(1조1440억원), 대한항공(1조1170억원)이 뒤를 이었다. 시장은 성장성과 실적 개선, 주주 환원 확대 기대를 공통 매수 요인으로 꼽는다.

다만 순매수 상위 7개 종목의 합계는 약 8조원으로 SK하이닉스 순매도액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매매에 대해 “외국인이 한국 증시로 돌아왔다기보다 한국에 투자해 둔 자금 일부를 업종별로 분산해 위험을 회피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매도 배경으로는 비중 조절과 차익 실현이 꼽힌다. 국내 증시 강세를 이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한국 투자 비중을 줄이려는 글로벌 펀드가 두 종목부터 덜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고점 통과 우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추격, 미국 빅테크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으로 불거진 AI 거품론도 겹쳤다.

하나증권은 11월 4일 보고서에서 코스피 반등과 외국인 순매수 복귀가 최소 3개월 이후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코스피가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하고 외국인 매도가 장기간 이어진 2002년·2008년·2020년을 분석한 결과, 비슷한 조건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선 비율은 1개월 뒤 30%, 3개월 뒤 26%였다. 6개월 뒤에는 57%, 1년 뒤에는 94%로 높아졌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 매도세는 상당히 고착화돼 있다”며 “추세적 복귀가 시장 기대처럼 즉각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단기 변수로는 11월 중순으로 예정된 앤트로픽 상장, 미국·이란 간 협상, 12월 8~9일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남아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앤트로픽 상장 전에는 대형 IPO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지만, 상장 이후에는 수급 부담이 사라지고 AI 수익성에 대한 불투명성이 줄어 외국인 투자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IT 산업과 게임 분야의 주요 소식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