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널리시스, 5억 달러 넘는 탈취 자산 이동에 전자지갑 주소 1천 개 넘게 동원 확인
핵심 요약
- TRM랩스의 닉 칼슨 조사관이 북한 해킹 조직 트레이더 트레이터의 한국 거래소 공격 위험을 경고했다. 중국 범죄 조직이 탈취 자금 세탁을 맡은 것으로 보고 중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북한 해킹 조직 '트레이더 트레이터'의 주요 공격 표적이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분석기관 TRM랩스의 닉 칼슨 북한 전문 조사관은 SBS 인터뷰에서 “모든 거래소가 표적이 될 수 있지만, 특히 한국 거래소들이 주요 표적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TRM랩스는 바이낸스에서 8조 원대 자금이 탈취된 사건 발생 6시간 만에 북한을 배후로 지목했다. 이 분석을 주도한 칼슨 조사관은 FBI에서 12년간 일했다. 그는 “'트레이더 트레이터'는 북한의 최정예 해킹 조직입니다”라며 “그들은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조직으로, 단연코 가장 위험한 해킹 부대입니다. 이들은 가장 대담한 금융자산 탈취 사건들을 저질러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탈취 자금의 세탁에는 중국 범죄 조직이 관여한 것으로 칼슨 조사관은 보고 있다. 그는 “쉽게 말해 북한이 돈을 훔치고, 중국 범죄 조직은 수수료를 받고 그 돈을 대신 세탁하는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 해킹 조직과 중국 범죄 집단이 지난 몇 년 동안 협력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SBS 보도에 따르면 탈취된 가상자산은 작은 금액으로 쪼개져 수많은 전자지갑을 옮겨 가며 세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5억 달러 넘는 가상자산이 이동하는 데 1천 개가 넘는 전자지갑 주소가 동원됐다고 밝혔다. 이 조직들은 자금 세탁에도 인공지능을 활용해 가장 빠르고 안전한 방법을 고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칼슨 조사관은 관여한 중국 조직을 추적 중이라며 “저희는 자금 세탁에 관여한 중국인들에 대한 유의미한 정보를 확보할 것으로 거의 확신합니다”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만이 이 자금 세탁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중국 정부가 이번만큼은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를 바랍니다. 과거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라고 촉구했다.
북한을 배후로 지목한 근거로는 시험 거래와 과거 활동의 연결 흔적을 제시했다. 칼슨 조사관은 “기본적으로 해킹을 위한 몇 차례의 시험 거래를 수행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 거래들과 연결된 훨씬 오래된 활동까지 확인했습니다. 그 흔적은 2020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라고 말했다. 북한 해킹 조직들이 체포될 걱정이 없어 이번에도 자신들만의 특징을 곳곳에 남겼다는 설명이다.
그는 “트레이더 트레이터가 이번 해킹을 실행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여러 증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라면서도 “북한 해커들에게 탐지를 피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라며 구체적인 증거 공개를 꺼렸다. 한국·미국·일본 등이 더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문제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