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데이터센터 매출 78% 증가에도 공급망 병목 부담

핵심 요약

  • 인텔이 PC 시장 침체와 파운드리 사업 불확실성으로 투자자 신뢰를 시험받고 있다. 첨단 공정의 대형 외부 고객 확보가 지연되면서 고객사와의 이해충돌을 줄이기 위한 분사 주장도 나온다.

인텔이 PC용 반도체 부진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10월 주가가 45% 급락한 가운데, 대형 외부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 파운드리를 분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파운드리의 과제는 자체 제품 생산과 외부 고객 유치의 균형이다. 인텔은 지난 5년간 1080억 달러를 투자해 대만 TSMC에 맞설 사업을 키웠지만, 최첨단 공정 생산 물량 대부분을 자체 제품에 쓰고 있다. 최근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수요 급증에 대응해 오리건 공장의 일부 생산능력을 첨단 18A에서 기존 서버용 칩에 쓰이는 '인텔 3' 공정으로 전환했다. 자체 공급 확대에는 도움이 되지만, 안정적인 생산능력과 납기를 중시하는 외부 고객 유치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요피 교수는 “인텔이 자체 수요를 웃도는 여유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외부 고객들이 생산을 맡기기 꺼릴 수 있다”며 “향후 1년 안에 대규모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재정적 부담도 드러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인텔은 “18A 공정의 생산과 14A 공정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고객사들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품 시장에서 경쟁하는 브로드컴·퀄컴 등의 물량을 유치하려면 분사로 이해충돌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텔이 성장 동력으로 보는 분야는 AI 데이터센터용 CPU다.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5년간 전 세계 서버 CPU 시장이 5배 성장해 20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73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8% 늘었다. 다만 웨이퍼·기판·메모리 등 공급망 병목이 수요 대응을 가로막고 있다.

반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PC 시장에서는 메모리·부품 가격 상승과 소비자의 교체 지연이 부담이다. 인텔의 4분기 매출 전망은 시장 예상치를 10억~20억 달러 밑돌았다. 11월 2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10월 주가 하락률은 월간 기준 역대 최대였다. 10월 30일에는 29% 급락해 1970년대 이후 일간 기준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고, 11월 2일에도 8% 더 하락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6배 오른 주가는 6월 정점 이후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파운드리의 향방은 미국 반도체 공급망과도 맞물린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인텔 지분 10%를 확보했고 엔비디아도 50억 달러를 투자했다. 요피 교수는 “궁극적으로 TSMC가 미국에 구축할 수 있는 생산능력은 전 세계 생산량의 20~25% 수준에 그칠 수 있고, 그마저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미국에 파운드리가 없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때와 같은 공급망 문제에 직면한다면, 이는 국가 전체와 미국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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