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매장 약 500~700곳 피해…냉동고 온도 최고 섭씨 50도까지 상승

핵심 요약

  • 유럽 슈퍼마켓 냉장·냉동 설비를 겨냥한 사이버 사고가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보안 업데이트가 끊긴 노후 장비의 취약성을 지적하며 AI가 공격 속도와 규모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슈퍼마켓의 냉장·냉동 설비를 겨냥한 사이버 사고가 잇따르면서 식품이 상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노후 설비의 취약성이 공격을 부르고 있으며, 인공지능(AI)이 취약점 탐지와 공격을 자동화해 위협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뉴스(Euronews)에 따르면 11월 2일 보고된 사이버 사고는 벨기에(Belgium), 룩셈부르크(Luxembourg), 에스토니아(Estonia), 네덜란드(the Netherlands), 아일랜드(Ireland)의 슈퍼마켓 체인에 영향을 미쳤다. 스웨덴(Sweden)에서도 피해가 발생했으며 한 매장은 사이버 공격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앞서 프랑스(France)에서는 10월 12일 공격으로 약 500~700개 슈퍼마켓의 냉동고가 타격을 받아 온도가 최고 섭씨 50도까지 올라갔다. 프랑스 당국은 해외 행위자들이 개입한 것으로 보지만, 공식적으로 책임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어느 공격에도 책임을 자처한 단체는 없다.

설비가 쉽게 노출되는 배경에는 원격 관리의 확산이 있다. 냉장고와 난방·보안 시스템을 인터넷에 연결하면 점주가 편리하게 감시하고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해커가 네트워크에 침입하면 정보를 수집하거나 설정을 바꾸고, 사용자의 계정 접근을 막거나 장치 전원을 완전히 끌 수 있다.

사이버보안 비영리단체 크리티컬 사이버(Critical Cyber) 설립자 파블리나 파블로바는 유로뉴스 넥스트(Euronews Next)에 “이들은 패치가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패치 자체가 불가능한 오래된 시스템으로 작동한다”며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피해를 본 제어기 상당수는 2025년부터 결함이 알려졌는데도 더 이상 보안 업데이트를 받지 못하는 구형 모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접근할 수 있고 방어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공격 동기는 아직 불분명하다. 보안업체 이그레키(Ygreky) 설립자이자 사이버보안 전문가인 마르타 리프친스카는 해커들이 금전적 이득을 얻지 못했다는 점을 짚으며, 불안을 조성하거나 추가 공격을 준비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프랑스 수사 당국은 현재 수사 결과에 침묵하고 있지만, 다른 가능성을 배제해 보면 이번 일의 배후에 국가 지원을 받는 집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유로뉴스 넥스트에 말했다. 이어 “프랑스 공격 이후에는 젊은이들로 구성된 집단을 생각했지만, 최근 사건으로 그 가능성은 훨씬 커졌다. 다만 그들이 단지 수법을 모방했을 경우는 예외”라고 덧붙였다.

리프친스카는 공격 방법을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슈퍼마켓 냉장·냉동고가 “쉬운 표적”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 공격 이후에도 피해 매장들이 설비 보호를 강화하지 않은 이유를 물으며 “내가 보기에 큰 문제는 매장들이 스스로를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파블로바는 AI가 정교한 공격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사람이 따라가기 어려운 규모와 속도로 공격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AI를 활용한 취약점 탐지는 사람들이 의존하는 필수 기능을 포함해 약점을 찾아 악용하는 일을 어느 때보다 쉽고 빠르게 만든다. 반면 이 속도에 맞춰 패치하는 일은 방어하는 쪽에 여전히 병목으로 남아 있다”며 “상황은 나아지기 전에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과 스타트업 분야의 주요 소식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