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장·플랫폼 쓰는 폴스타3와 볼보 EX90, 미국 판매 승인 엇갈려
핵심 요약
- 노르웨이 군사훈련에 쓰인 중국산 렌터카에서 이동 경로와 시설 출입 암호 영상이 발견됐다. 유럽은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고 미국은 제조사 소유·통제까지 심사하고 있다.
노르웨이 군사훈련에 사용된 중국산 렌터카에서 장병 이동 경로와 군사시설 출입 암호가 담긴 영상이 발견됐다. 인터넷에 연결된 자동차인 커넥티드카의 정보 수집을 둘러싸고 유럽은 개인정보 보호에, 미국은 부품과 소프트웨어는 물론 제조사 소유·통제에 대한 규제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는 같은 공장에서 같은 플랫폼으로 생산하는 차량도 서로 다른 규제 결과를 받았다. 폴스타는 올해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2027년형 이후 차량의 미국 판매 승인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중국 지리그룹이 지배주주인 볼보자동차가 운영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리지빌 공장에서 생산하는 폴스타3도 미국 판매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반면 폴스타의 투자자이자 같은 공장에서 EX90을 생산하는 볼보는 미국 내 생산·판매를 계속할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볼보는 중국 기업이나 중국인 직원에게 정보와 고객 데이터가 전달되지 않도록 “완전한 방화벽”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두 차량은 SPA2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데이터 관리 체계와 기업 지배구조 등에 따라 규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 마련한 규정은 중국·러시아와 특정한 연관이 있는 차량 통신장비와 소프트웨어, 제조사 등을 대상으로 수입·판매를 제한한다. 미국에서 조립한 차량도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별도 판매 승인 절차를 뒀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마련한 규정을 이어 시행하고 있다. 상원에는 관련 제한을 법률로 명문화하는 ‘커넥티드카 보안법안’이 발의됐고, 자동차혁신연합은 9월 3일 의회에 중국으로 차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중국산 커넥티드카를 영구적으로 제한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르웨이 사례는 비영리 경제정책 싱크탱크이자 산업단체인 ‘번영하는 미국을 위한 연합’(CPA)이 10월 30일 산업분석 리포트에서 전했다. 9월 14~18일 오슬로 공항 군사훈련 당시 장병들은 중국 국영 창안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디알(Deepal) 렌터카를 최소 2대 이용했다. 이후 차량 시스템에서 장병 개개인의 행동과 주행 경로, 군사시설 출입 암호까지 촬영된 영상을 발견했다.
노르웨이 향토방위군 대변인 페르 군나르 그로스베르그헤우겐 육군 중령도 차량에 영상이 저장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영상 저장과 중국으로의 정보 전송 여부는 별개다. 노르웨이 국가안보국의 안드레아스 스욜드로랑게는 중국 자동차 업체가 수집한 차량 데이터가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전달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경고했다.
프랑스에서는 세바스티앵 마르탱 산업장관이 10월 13일 몬테카를로 라디오에 출연해 중국 당국이 원격으로 통제할 가능성이 있는 차량을 피하는 것이 좋다는 취지로 말했다. 사이버보안 전문가 가엘 뮈스케도 BFMTV 인터뷰에서 다른 인터넷 연결 기기처럼 자동차에도 보안 취약점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국가정보자유위원회(CNIL)는 6월 커넥티드카 위치정보 이용 지침을 내놨다. 이용자가 요청한 서비스에 반드시 필요한 경우 등을 제외하면 제조사가 위치정보와 개인 데이터를 수집·이용하기 전에 동의를 받도록 했다.
미국의 보안 심사는 가정용 인터넷 연결 제품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7월 28일 ‘외국산 첨단 로봇 장비’를 국가안보 관련 규제 목록에 추가해 해당 제품을 미국에 새로 반입할 때 승인을 받도록 했다. 중국·러시아와 특정한 연관이 있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제조사를 겨냥한 자동차 규정과 달리 외국산 해당 제품 전반에 적용한다.
로봇청소기 룸바 제조사 아이로봇도 영향을 받았다. 아이로봇은 FCC 조치 약 6개월 전 주요 위탁생산업체였던 중국 선전의 피시아로보틱스와 홍콩 산트럼에 지분 100%가 인수됐다. 기존 승인 모델을 기반으로 한 룸바 제품은 계속 수입할 수 있지만 새 제품군은 별도 승인이 필요하다. 9월 공개된 ‘룸바 맥스 875 콤보’는 이 규정으로 미국 판매가 보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