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노호사 주지사 당선인, 신규 데이터센터 즉각 유예 공약

핵심 요약

  • 텍사스주에서 민주당이 주지사·연방 상원의원 선거와 주 하원을 석권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물 사용에 대한 반발 속에 에너지 비용과 환경 규제가 새 주정부의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민주당이 선거를 휩쓸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와 환경정책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마더존스(Mother Jones)가 전재한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Inside Climate News) 보도에 따르면, 주지사 당선인 지나 히노호사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즉각 유예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내년 1월 민주당 주정부가 출범하면 전력·물 사용과 에너지 비용 문제가 주요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면서 물 사용량을 공개하지 않는 AI 데이터센터의 급증에 대한 유권자 반발이 민주당 승리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권익단체 퍼블릭 시티즌의 에이드리언 셸리 텍사스주 책임자는 “새 주 지도부는 데이터센터 산업을 통제하라는 분명한 권한을 부여받았다”며 “텍사스가 아무 조건 없이 기업 활동에 문을 열어두던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거 일주일 전 발표된 휴스턴대 하비 공공정책대학원 조사에서는 텍사스 유권자의 80%에 육박하는 응답자가 주내 데이터센터 건설 수를 제한하는 정책을 지지했다. 히노호사 지지층은 그레그 애벗 지지층보다 데이터센터가 전기요금, 물 공급, 정전, 소음, 대기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극도로 또는 매우 우려한다고 답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은 공화당 지지 기반에서도 나타났다. 댈러스(Dallas) 도심에서 남쪽으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엘리스 카운티는 주내 데이터센터 산업이 가장 빠르게 확장되는 지역이다. 레드오크(Red Oak)의 7개 캠퍼스에 걸친 데이터센터 확장을 감시하고 늦추려는 주민단체 세이브 아워 레드오크 회원들은 선거 당일 ‘데이터센터는 이제 그만’이라고 쓴 노란 셔츠를 입고 유권자들을 만났다.

이 단체의 레이시 해멀은 2024년 주민 약 3분의 2가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했던 강성 공화당 지지 지역에서도 데이터센터 문제로 여러 사람이 정당을 바꿔 투표했다고 말했다. 해멀은 “이 문제는 우리의 공기, 우리의 땅, 우리의 물, 우리의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산업의 급성장에 대응할 특별 입법회기 소집을 애벗 주지사에게 요청한 바 있다.

민주당 소속 주 하원의원 히노호사는 공화당 소속으로 세 차례 주지사를 지낸 애벗을 꺾었다. 보도에 따르면 히노호사는 텍사스 최초의 히스패닉계 주지사로, 캘리포니아(California)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주를 이끌게 된다. 민주당은 제임스 탈라리코가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을 누른 연방 상원의원 선거와 주 하원에서도 승리했다. 석유·가스 산업의 본거지인 텍사스에서 30년 넘게 이어진 공화당 집권 뒤 환경 개혁의 여지가 열린 것이다. 텍사스에서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이 마지막으로 당선된 해는 1988년이다. 보도는 이번 상원의원 선거를 역대 가장 많은 비용이 든 선거로 소개하면서, 일론 머스크가 팩스턴의 승리를 위해 1억6000만 달러 넘게 기부했다고 전했다.

석유·가스 산업을 감독하는 텍사스 철도위원회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민주당의 존 로젠털이 전 태런트 카운티 공화당 위원장 보 프렌치를 꺾고 위원 3명 중 한 자리를 차지했다. 환경단체 인바이런먼트 텍사스의 루크 메츠거 사무국장은 “주 전역을 대상으로 한 선거에서 이긴 사람들은 거의 모두 환경 보호의 기수”라고 말했다.

글로벌 분석업체 우드 매켄지(Wood Mackenzie)는 히노호사의 당선이 텍사스 데이터센터 정책의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고 평가했다. 애벗은 데이터센터 투자와 개발을 적극 환영하던 태도에서 엄격한 지침을 제시하는 쪽으로 바뀌었지만, 히노호사는 신규 건설 유예를 공약했다. 다만 우드 매켄지는 재생에너지 자원과 천연가스 인프라,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 규제로부터의 자율성을 고려하면 텍사스가 주요 데이터센터 투자 시장으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최대 협회인 데이터센터연합은 지역사회와의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냈다. 제스 헥 텍사스 대정부 업무 책임자는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생활비 부담 완화, 일자리 창출, 탄탄한 주 경제 유지는 텍사스 주민들의 최우선 과제”라며 “데이터센터는 지역사회에 투자를 유치하고 주 전역의 지방정부와 교육구를 지원할 중요한 세수를 창출함으로써 이런 우선 과제를 진전시키는 데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 변화는 데이터센터를 넘어 환경 감독 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히노호사는 주지사로서 텍사스 환경품질위원회, 공익사업위원회, 공원·야생동물국 등 주 규제기관을 이끌 위원들을 임명하게 된다. 현 위원들은 모두 애벗이 임명했다. 메츠거는 새 위원들이 대기질 기준 집행과 산업용수 오염 제한, 토지 보전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히노호사는 2021년 민주당 동료 의원 15명과 함께 탄소배출 감축과 화석연료 산업 규제 강화를 목표로 법안 41개를 묶은 ‘텍사스 기후계획’을 제안했다. 이 가운데 생산 현장에서 태워 버리는 가스에 25%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도 지지했다. 부지사 당선인 비키 굿윈이 발의한 이 법안은 주 하원 본회의 표결에 부쳐지지 못했다.

당시 석유·가스 업계는 법안에 폭넓게 반대했지만 민주당과 환경단체들은 에너지 생산업체가 가스를 태워 대기를 오염시키는 대신 포집·운송 시설을 갖추도록 유도할 기회로 봤다. 시에라클럽 론스타 지부의 사이러스 리드 입법 담당 책임자는 텍사스가 메탄 오염을 심각하게 다룬 적이 없고 관련 주 규정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바이든 행정부의 메탄 규제를 되돌리려는 가운데 주 차원의 이행계획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리드는 철도위원회의 새 위원, 환경품질위원회 위원 교체 가능성, 주 의회에서 힘을 얻은 민주당이 결합하면 오염 대응에 나설 여지가 있다고 봤다. 그는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기를 바란다”며 “추가 규제를 언제나 나쁜 것으로 보는 대신, 지역사회를 오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수단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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